세계 최초 유기견 출신 퍼스트독을 배출한 나라, 동물권 실태는?

세계의 왕, 총리,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퍼스트독을 키운다. 퍼스트독은 지도자의 곁에 늘 함께 하며 의전을 수행하기도 하고 국민에게 사랑을 받는다. 국내외에서 퍼스트독은 지도자에게 없어선 안되는 당연한 존재처럼 여겨진다.

출처 | 위키피디아

이런 퍼스트독들은 품종견이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웰시코기 사랑은 아주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의 역대 대통령들은 레브라도 리트리버를 주로 키웠다. 미국의 오바마 전대통령은 자녀들이 원하는 골든두들을 퍼스트독으로 입양하고자 했었지만 믹스견이라는 이유로 반대여론에 부딪혀 무산 된 바 있다.

한국은 삽살개, 진돗개와 같은 한국 토종견이 퍼스트독의 자리를 차지 했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동물권단체 케어를 통해 검은 유기견 토리를 입양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편견과 차별에서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는 말을 전하면서.

출처 | 동물권단체 케어

토리는 폐가에 묶여서 썩은 잔반을 먹으며 주인에게 학대 당하던 강아지였다. 극적으로 구조 되었지만 검고 못 생겼다는 이유로 2년 동안 새로운 가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토리가 이제는 세계 최초의 유기견 출신 퍼스트독이 된 것이다.

문대통령은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에도 풍산개 ‘마루’와 고양이 ‘찡찡이’를 키우는 집사로 동물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동물복지를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유기견이 퍼스트독이 된 것이 그렇게 대단한 일이냐만 퍼스트독은 한 나라의 상징적인 존재니 대단한 일이라 할만 하다.

출처 | 게티이미지

하지만 유기견이 퍼스트독인 나라가 되었음에도 동물들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지난 봄에 제안 되었던 헌법 개정안에서 문대통령은 전체적으로 동물권을 강화하는 조항을 포함했다. 동물계에서는 드디어 동물이 ‘사물’이 아닌 ‘생명체’로 대우를 받을 수 있는건가 기대 했지만 결국 국민투표도 못해보고 법안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 버렸다. 한국에서 동물은 아직 물건이다.

현행법상 동물보호법을 위반할 시 최고 징역 2년, 벌금 2천 만원이 부과되지만 여전히 동물 학대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얼마 전 네 다리를 못 쓰게 된 강아지 덕구의 이야기가 알려지며 반려인들의 공분을 샀다. 짖는다는 이유로 누군가 강아지에게 큰 상처를 입힌 것이다. 덕구는 다리를 모두 절단해야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덕구만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도 안보이는 곳에서 길고양이나 유기견을 향한 학대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동물학대범이 제대로 처벌을 받는 일은 찾아보기 어렵다.

덕구를 구조하고 치료를 하고 있는 유기동물보호 단체인 유엄빠에서는 “제2의 덕구가 생겨서는 안된다”며 동물보호법 강화를 위한 국민 청원을 시작했다. 내용은 그저 동물학대범이 제대로 처벌받게 해달라는 것이다. 세계 최초 유기견 퍼스트독을 배출한 나라, 동물 보호법도 바로 설 수 있을까? 오늘도 한국의 수많은 덕구는 하나의 생명체로 대우 받을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전지인
프랑스, 러시아 지역문화를 전공했습니다. 6살 유기묘를 가족으로 들이면서 삶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귀여운 묘르신을 위해 언제나 지갑을 여는 초보집사. 동물과 함께 사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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