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 반려동물 중독인 건 아닐까…?

반려동물 의존증?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전 국민의 27.9%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고, 과거 또는 현재 반려동물을 키워본 경험이 있는 국민은 56.5%로 절반이 넘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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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이라 부르던 명칭이 어느새 반려동물로 바뀌었는데요. 우리보다 털이 많은 이 친구들을 가족이라 여기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 덕분일 겁니다. (사실, 반려동물 용어가 처음 제안된 건 1983년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 국제 심포지엄이에요)

지난 2017년, 일본 방송국 TBS는 한 방송을 통해 ’애완동물 중독’이라는 색다른 주제를 다룬 바 있는데요.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애완동물 중독에 대해 ‘애완동물에 큰 애정을 쏟을 뿐 아니라 모든 교류 대상이 애완동물로 한정되어 친구도 만나지 않고 연인도 만들지 않는, 동물에게 정신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사람’이라 정의했어요.

동시에 방송은 10년간 이렇다 할 직업도 찾지 않고 7마리 고양이와 사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소개했는데요. 벽지는 엉망진창이고, 집안 전체가 고양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에 많은 사람이 놀라기도 했다는군요. 물론 좀 극단적인 예인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죠 🙁

‘과도한’ 반려동물 의존 현상은 반려동물을 실내에서 키우면서 몰두할 수 있는 다른 취미가 없고, 가족 또는 친구 등 인간 관계가 약한 사람, 집에 있는 시간이 긴 여성과 주부, 자녀들이 출가한 뒤의 노년기 부부 등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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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이라 생각하는 반려동물과 깊은 유대를 갖는 게 뭐 그리 나쁜 일인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언젠가 찾아오는 반려동물의 죽음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른 반려인에 견줘 훨씬 큰 충격을 받게 되는데, 불면증, 정서 불안, 현기증, 우울증, 섭식 장애, 위궤양 등 다양한 펫로스 증세가 나타나기 쉽다고 합니다.

또, 반려인과 과도하게 교감하고 있는 반려동물 역시, 강한 분리불안 증세를 보일 수 있는데요. 아주 잠깐 떨어지는 것으로도 큰 스트레스를 받아, 설사, 구토, 식욕 부진, 잦은 짖음 등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해요.

1967년부터 발간되고 있는 심리학 전문지 Psychology Today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찾을 수 있는데요. 공원, 애견용품점, 대학과 쇼핑몰 등의 장소에서 반려인과 함께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려동물에 대한 애착이 강한 사람들일수록 ‘신경증’적인 특성이 더 높았다고 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취약한 성향을 심리학에서는 ‘신경증적이다’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신경증(neuroticism)은 성격을 설명하는 특질 이론(5 요인 모형) 중 하나인데요. 정서적 불안이나 적응의 정도를 말한다고 합니다. 심리적 고통, 비합리적 사고, 충동적이고 부적응적 행동, 걱정 등이 이 특질에 포함된다고 해요. 흔히 ‘노이로제’라고도 많이 부르죠.

과도한 반려동물 의존이 앞서 인간관계가 약한 이에게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특성이란 이야기를 했는데요. 연구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불안정한 애착, 그러니까 타인과의 관계 형성이 원활하지 못함을 느끼는 사람은 반려동물에게도 불안정한 애착을 두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반려동물은 언제나 사랑스럽고, 나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인 것은 분명하지만, 과도하게 몰입하여 자신의 삶을 잊어버린다면 그건 큰 문제일 것 같아요. 이건 반려인과 반려동물 뿐 아니라, 부모 자식도 마찬가지죠? 게다가 반려동물도 다른 친구들과 함께 사회적으로 성장하는 편이 삶을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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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 이야기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고요?

  • 내 반려동물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 내 반려동물은 왠지 내가 주는 애정만큼 나를 가까이 하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하다.
  • 내 반려동물이 내게 애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왠지 비참한 기분이다.
  • 반려동물이 사라지고 혼자 남겨지는 것을 걱정한다.
  • 내 반려동물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확신이 필요하다.

위 5가지 이야기는 앞서 소개한 Psychology Today에 소개된 불안 척도입니다. 읽으면서 가슴 언저리가 따끔(?)하셨다면 한 번 뒤를 돌아볼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