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광견병

안녕하세요! 수의사범입니다. 좀비 영화에서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일정 시간 후에 구토나 어지럼증을 호소합니다. 이후 이성이 없어지고, 사나워진 다음 다른 사람을 물어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좀비가 됩니다.

이처럼 영화에 나오는 좀비 바이러스와 매우 흡사한 질병이 실제로 있습니다. 바로 ‘광견병’입니다. 광견병의 원인체는 랍도바이러스과에 속하는 광견병 바이러스이며 이 광견병에 걸린 동물의 증상은 2가지로 나뉩니다.

바로 ‘마비형’과 ‘광폭형’입니다.마비형‘은 기력이 없어지고 잠이 많아지면서 마비와 경련이 생기고, 침을 흘리게 되다가 마비로 인해 호흡을 하지 못해 사망하게 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광폭형‘입니다. 광폭형으로 진행되는 동물은 쉽게 흥분하고 과민해지는 특성을 보입니다. 또한 동공이 확장되고 특정 시기에는 비정상적으로 근력이 강해지면서 주변에 있는 사물과 동물 그리고 사람도 물어뜯게 되죠. 이러한 증상은 4일 정도가 지나면 가라앉으며 이후 급격하게 쇠약해지다가 경련과 마비로 사망하게 됩니다.

좀비 바이러스와 같은 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광견병에 걸린 동물은 다른 동물을 물어 광견병 바이러스를 다시 전파합니다. 광견병은 거의 모든 포유동물이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 매개체는 갯과 동물이며 개, 너구리, 코요테, 늑대, 여우가 대표적입니다. 그 외에도 박쥐, 원숭이, 스컹크 광견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광견병에 걸리면 어떻게 될까요? 일단 사람이 광견병에 걸리는 경로는 역시 광견병에 감염된 동물에게 물리는 루트가 일반적입니다. 물리고 나서 약 30~60일간의 잠복기를 지나, 처음 10일간은 발열 구토 식욕감퇴 등의 증상이 일어나고, 그 이후에는 점차 신경증상이 생기게 됩니다.

물을 삼킬 때는 후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작이나 환각 등의 증상이 생기게 되죠. 신경증상은 점점 심해지다가 결국 심장마비나 저혈압 또는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광견병 바이러스는 어떻게 이런 신경증상을 일으킬까요? 광견병 바이러스는 감염 동물의 침샘에 존재하다가 다른 동물을 물게되면 침에 있던 바이러스가 상처부위 근처의 신경 조직을 타고 올라갑니다. 속도는 느리지만 신경을 타고 뇌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원래 인간의 뇌에는 혈액 뇌 장벽이 존재하여 뇌로 유입되는 단백질들을 막아주지만, 광견병 바이러스는 자신의 RVG 단백질을 통해 이 장벽을 통과하여 뇌를 감염시킵니다. 최근에는 혈액 뇌 장벽을 통과하는 이 RVG단백질을 이용하여 뇌 안쪽에 발생한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 중이기도 합니다.

광견병 발병 이후에는 사실상 치료 방법이 없고, 거의 모든 환자가 사망합니다. 하지만 사고 직후 바로 응급처치를 한 경우, 또는 감염 직후 발병 이전 잠복기에 치료를 받으면 생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광견병은 감염된 동물에게 물린다고 무조건 감염되는 건 아니지만, 감염이 되고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치사율이 99%에 이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동물의 광견병은 2014년 이후 보고되고 있지 않았으며, 사람에게서 광견병은 1999년 재발생 이후 2004년까지 총 6명의 환자가 발생하였고, 2005년 이후부터 발생 보고는 없습니다. 꾸준한 방역과 반려동물의 광견병 접종 덕분이죠!

그러니 강아지, 고양이 아이들의 광견병 백신은 아이들뿐 아니라 사람도 지켜준다는 것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