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만 빼꼼히 내놓은 채 보호소 앞에 버려진 ‘하루’

본 글은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 뚱아저씨가 기고해주신 글입니다. 원글을 보고 싶은 분들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오늘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팅커벨 입양센터 앞에 박스에 담겨 다리가 부러진 채 버려졌던 폼피츠 하루의 사연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그날도 오늘처럼 날씨가 추웠던 아침이었습니다언제나처럼 출근길에 입양센터 아이들을 돌보려고 서둘러 계단을 오르는데 복도 앞에 박스가 놓여있었습니다.

그 박스 겉에는 사연이 담긴 쪽지가 있었고 강아지 한 마리가 목만 빼꼼히 내놓은 채 낑낑 거렸습니다.

.. 또 입양센터 앞에 버려진 업둥이구나

너무 추운 날씨였기에 망설일 사이도 없이 입양센터 간사는 그 아이가 담겨진 박스를 들고 따뜻한 실내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박스를 개봉해보니 약간의 사료가 담긴 그릇과 도라에몽 인형이 웃고 있었습니다. 4 ~5개월 정도 돼 보이는 그 강아지는 폼피츠였습니다포메라니언과 스피츠의 혼종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강아지의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 보였습니다다리를 딛고 서지 못하고 한쪽 다리가 힘이 없는 것입니다.

강아지를 박스에서 꺼내어 보니 세 다리로만 서고 한쪽 다리는 전혀 딛지 못합니다다리가 부러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순간.. .. 이 강아지가 왜 밤새 목만 삐죽 내밀고 박스에서 나오지 못했나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오른쪽 앞 다리가 부러진 그 강아지는 그 혹독한 겨울밤의 추위에도 양발을 다 쓰지 못하니 박스에서 나올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 컴컴한 겨울밤이 얼마나 추웠을까얼마나 무섭고 힘들었을까?

박스에서 낑낑 울던 강아지는 마치 오래전부터 자기를 돌봐줬던 주인이라도 만난 것처럼 간사의 품에 안겼습니다동물병원의 업무 시간이 시작되고 강아지가 어떤 상태인지 검진을 하러 갔습니다.

그 강아지에게는 ‘하루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검진 결과 하루는 다른 질병은 없었는데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오른쪽 앞다리가 두 동강이가 나서 똑 부러진 상태였습니다그랬기 때문에 그 다리로는 딛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한시라도 빨리 수술을 하지 않으면 정상 보행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그리고 바로 수술 일정을 잡아서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됐습니다수술을 집도하신 동물병원장님 말로는 2개월 정도 보행 제한을 해야 하지만, 수술핀을 뽑고 나면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하답니다정말 잘 됐습니다.

작은 강아지 하루는 그렇게 혹독했던 추운 겨울밤을 이겨내고 팅커벨의 품에 안겼습니다하루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자기를 예쁘다고 분양받았다가 다쳤다고 버린 주인을 원망하고 있을까요?

버리는 사람은 한 사람이지만 그 버린 강아지를 구해서 치료하고 다시 입양을 보내기까지에는 많은 사람의 힘이 필요합니다

1백만 원이 넘는 하루의 수술비는 팅커벨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감당했습니다. 물론 많은 수술비와 병원비가 들었지만 소중한 한 생명을 살리는데 큰 보람을 느끼는 팅커벨 회원들은 하루가 무사히 완치되어 새 삶을 찾게 된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그 후의 이야기

다행히 하루는 수술 후 무사히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하루가 버려졌을 때부터 무사히 치료될 수 있도록 후원하고 지켜보던 한 회원에게 입양이 됐습니다.

구름이아빠라는 닉네임을 가진 그 회원은 아빠, 엄마, 두 따님이 함께 행복하게 사는 집인데 5년 전 버려졌던 구름이를 입양해서 돌보고 있던 분입니다.

이번에 하루를 입양해서 두 아이를 함께 돌보게 된 것입니다

지금 하루는 가족의 껌딱지가 되어 사랑을 듬뿍 받으며 구름이와 함께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네는 남양주에 별장도 있답니다. 주말마다 공기맑은 별장으로 놀러다닌데요

어쩌면 하루에게는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으로부터 버려진 것이 오히려 견생역전의 기회가 된 것이지요.